생각정리
공부 vs 연구 vs 일 - 왜 다를까? 본문
보통 머리가 좋은 사람은 공부고 연구고 일이고 다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세간에는 공부머리와 일머리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또 많다. 실제로 어떤 차이로 인해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 성실함 등의 자세적인 덕목들, 그리고 대인관계와 같은 외부적인 것들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니 결국 핵심은 '지식을 익히고 이해하는 능력' vs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정도로 보인다.
내 경우에 공부를 크게 두가지로 나누면 수능까지의 공부와 그 이후의 공부이다. 수능까지의 공부는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진 반면 배워야 하는 내용의 양이 많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모든 진도를 빼고 1년은 복습만 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런 시각에서 수능이라는 시험은 문제의 해결 능력을 중점적으로 봤다. 한편 대학교 공부는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양의 지식을 소화해야 했다. 전날까지 개념만 보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의 연속이였다는 관점에서 이는 문제 해결보다 지식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능력 자체가 중요했다.
한편 일을 해보니 느낀 점은 알아야 하는 지식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고, 또 많은 양의 지식을 습득해야 할 필요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대체로 없을 것이란 사실이다. 지식의 양 이외에도 난이도 역시 그리 높지 않았다. 가벼운 논리적인 인과관계만 맞추면 이해하기까지의 난이도는 대체로 낮은 편이었다. 그것보다 중요한 덕목은 핵심적인 지식을 문제에 잘 적용하는 능력이였으며, 그 이전에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스코핑할지에 대한 내용들이였다. 즉 지식의 활용 능력이 매우 중요했다.
그 사이의 연구라는 분야는 대학원에서 하는 연구를 의미하는데, 이는 또 공부머리 일머리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연구라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지만, 그 전에 굉장히 방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현재 까지 발표된 엄청난 양의 연구 결과들을 익히고 이해한 이후 최종적으로 발견된 문제들에 대해 다시 내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연구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결국 연구는 이 두가지 덕목을 다 가지고 있어야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된다.
작성한 내용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며, 이 '습득 vs 활용'이라는 프레임워크 내에서도 세분화된 분류가 가능할 것이지만 가장 러프하게 보았을 때는 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잡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아하는 일 v2 (2) | 2021.12.29 |
---|---|
폴리매스와 제너럴리스트 (3) | 2021.09.21 |
crystal clear한가?-problem solving의 핵심 (2) | 2021.09.21 |
나는 사업가일까? E vs I (1) | 2021.08.06 |
생각의 계층화 (2) | 2021.06.12 |